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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률
 
작성일 : 15-07-09 11:07
계약금 미지급 상태에서 계약해지 할 경우 계약금을 지불해야 할까요?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648  

A는 B 소유의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5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계약당시 수중에 돈이 없어 계약금 500만원을 그 다음날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데, 그 다음날 A의 마음이 바뀌어서 계약을 해제하고자 할 때 A는 B에게 500만원을 지급하여야 할까요?

 

민법은 ‘해약금’에 관하여, 매매의 당사자일방이 계약당시 금전 기타 물건을 계약금, 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상대방에게 교부한 때에는 당사자 사이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 경우 별도의 손해배상청구권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565조).

 

이러한 계약금계약은 금전 기타 물건의 교부를 요건으로 하는 이른바 요물계약인데, 계약금의 교부는 현실로 행하여지는 것이 보통이나 상대방에게 현실의 교부와 동일한 이익을 부여하는 것이라도 무방하지만(가령, 매수인이 매도인에 대해 가지는 채권과의 상계에 의하여 현실의 교부에 갈음할 수 있습니다), 만일 계약금계약요건 및 계약금지급약정만 한 단계라고 한다면, 그 경우에도 민법 제565조 제1항의 계약해제권이 발생하는지에 관해서는 별도로 따져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은, “계약이 일단 성립한 후에는 당사자일방이 이를 마음대로 해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주된 계약과 더불어 계약금계약을 한 경우에는 민법 제565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임의해제를 할 수 있기는 하나, 계약금계약은 금전 기타 유가물의 교부를 요건으로 하므로 단지 계약금을 지급하기로 약정만 한 단계에서는 아직 계약금으로서의 효력, 즉 위 민법규정에 의해 계약해제를 할 수 있는 권리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며, 당사자가 계약금일부만을 먼저 지급하고 잔액은 나중에 지급하기로 약정하거나 계약금전부를 나중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교부자가 계약금잔금이나 전부를 약정대로 지급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계약금지급의무이행을 청구하거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금약정을 해제할 수 있고, 나아가 그 약정이 없었더라면 주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된다면 주계약도 해제할 수 있을 것이나, 교부자가 계약금잔금 또는 전부를 지급하지 않는 한 계약금계약은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당사자가 임의로 주계약을 해제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다73611 판결).

 

위 사안으로 돌아가 보면, A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돈이 없었던 관계로 그 지급을 단지 그 다음날 이행하기로 약정한 경우로서, 계약금계약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경우이기 때문에, A가 민법 제565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임의로 계약을 해제 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상대방은 계약금지급의무 이행을 청구하거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금약정을 해제할 수 있고 나아가 그 약정이 없었더라면 주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된다면 주계약도 해제할 수도 있을 것인데, 이와 같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해배상 의무의 범위는, 상대방에게 실제로 발생한 손해에 한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