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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6-14 14:33
상속재산분할협의 유감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583  

 * 상속재산분할협의 유감


1. 우리 법인에 몇 년 전에 사건을 의뢰하였던 의뢰인 000(이하 ‘의뢰인’으로 줄여씀)은, 자신의 오빠가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당하였다고 하며, 면담을 요청하였습니다. 사건의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2. 의뢰인은 사업가였고,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어머니 및 형제들로부터 금원을 많이 빌렸습니다. 사업과 관련하여 채권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적도, 채무자들에게 소송을 한 적도 있는 평범한 사업가였습니다.


3. 그리고 세월이 흘러 의뢰인은 사업을 그만두었고, 어느 날 의뢰인의 어머니는 의뢰인 형제들에게 부동산 1 필지를 상속재산으로 남긴 채 돌아가셨습니다. 의뢰인은 평소 형제들 덕을 많이 봤으며, 특히 막내 오빠가 의뢰인을 각별하게 아꼈기 때문에, 다른 형제들과 함께, 위 부동산의 모든 지분을 막내오빠에게 이전하여 주기로 상속재산분할 협의를 하였습니다.


4. 그런데, 의뢰인의 채권자가 위 사실을 알아내고는, 막내 오빠를 상대로, ① 의뢰인과 막내오빠 사이의 위 부동산에 관한 상속재산협의분할계약을 취소하고, ② 의뢰인이 막내오빠에게 이전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를 청구하는 내용의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위 채권자는 의뢰인을 상대로 한 승소확정판결이 있었으나, 당시 의뢰인은 위 판결에 따라 채무를 변제하지 못 하고 있었고, 의뢰인이 상속재산분할 협의를 한 시점에 의뢰인 명의의 재산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여기서 잠깐, 사해행위 취소의 소는, ① 피보전채권의 발생 ② 채무자의 사해행위 ③ 채무자의 사해의사를 요건으로 하고 있는데, ① 피보전채권의 발생이란, 채권자에게 채무자에 대한 금전 채권이 존재하여야 한다는 것이고, ② 채무자의 사해행위란, 채무자의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ex. 재산처분행위)’로 인하여 채무자의 총 재산의 감소가 초래되어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는 행위를 뜻하며, ③ 사해의사란, 위와 같이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는 바를 알면서 사해행위를 하였다는 것으로, 채무자의 사해행위가 인정되면 사해의사는 추정되는바, 위와 같은 요건을 충족한다면, 채권자는 수익자(채무자가 재산처분행위를 한 상대방, 본 사안의 경우 의뢰인의 막내오빠입니다)를 상대로 사해행위 취소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5. 하지만, 본 사안의 경우, 의뢰인이 처음부터 '상속포기'를 하였다면, 위와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의뢰인의 사연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대법원은, ① '상속의 포기'는 상속인으로서의 지위 자체를 소멸하게 하는 행위로서 순전한 재산법적 행위와 같이 볼것이 아니라고 하여, 상속포기는 '재산권에 관한 법률'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합니다(대법원 2011.6.9. 선고 2011다29307 판결 등 참조)반면, ② '상속재산의 분할협의'는 상속이 개시되어 공동상속인 사이에 잠정적 공유가 된 상속재산에 대하여 그 전부 또는 일부를 각 상속인의 단독소유로 하거나 새로운 공유관계로 이행시킴으로써 상속재산의 귀속을 확정시키는 것으로 그 성질상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이므로 사해행위취소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다29119 판결 참조).다시 말해, ‘상속포기’는 상속인의 ‘지위’ 자체를 포기하는 행위로서, 이를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상속포기를 ‘사해행위’라고 볼 수 없지만, ‘상속재산의 분할협의’는 상속인들 사이의 공유관계를 해소하고 ‘그 재산의 귀속을 확정시키는 것’으로, 이는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라고 하여, 상속재산분할협의에 따라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긴다면, 그 상속인의 채권자는 사해행위 취소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6. 따라서, 상속인인 자신이 누군가에게 변제하여야 할 금전채무가 있고, 자신의 재산으로 위 금전채무를 모두 변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즉, 자신의 재산보다 빚이 더 많은 상태라면), 상속재산을 다른 상속인에게 모두 이전하고자 한다면,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아니라, '상속포기'를 하는 것이 다른 상속인들을 위한 방법일 것입니다(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한다면, 본 사안의 경우와 같이, 채권자가 다른 상속인을 상대로 사해행위 취소의 소를 제기할 위험이 있습니다).


7. 여담으로, 의뢰인은 본 건과 같은 상황이 다른 사람에게는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 법인에게 이와 같은 게시글 작성을 부탁하였습니다. 상속재산 관련하여, 상속재산분할협의·상속포기·한정승인 등의 의사 결정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법률전문가(본 사안의 경우, 의뢰인은 000 사무소 사무장에게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고 그 처리를 부탁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위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었습니다)와 상담하시길 적극 권유 드리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