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음식점을 경영하는데, 손님으로부터 음식 값으로 1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은행에서 그 수표가 도난신고 된 사고수표라는 이유로 지급거절이 되었습니다. A씨는 수표를 받을 때 손님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받아 두기는 하였는데, 알고 보니 모두 가짜였습니다. 이러한 경우 A씨는 수표금을 받을 수 없는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A씨는 수표소지자의 전화번호가 실제 번호가 맞는지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수표법 제21조는 『어떤 사유로든 수표의 점유를 잃은 자가 있는 경우에 그 수표의 소지인은 그 수표가 소지인출급식일 때 또는 배서로 양도할 수 있는 수표의 소지인이 제19조에 따라 그 권리를 증명할 때에는 그 수표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 그러나 소지인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수표를 취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수표를 취득한 A씨에게 도난 된 수표를 취득함에 있어서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수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될 것입니다.
그런데, A씨의 경우 전화번호를 받아 두기는 하였으나, 그 전화번호가 진짜 맞는 번호인지를 확인하지 아니하였는데, 대법원은 위와 유사한 사안, 즉 수표 수취인이 수표이면에 적힌 전화번호로 직접 확인하지 않은 경우에 대하여, 수표 수취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한 바가 있으므로(대법원 1984. 11. 27. 선고 80다466 판결 참조), 위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보면, A씨는 당해 수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